[기자회견] 대우조선해양 관련 기본소득당, 더불어민주당, 시대전환, 정의당 국회의원 긴급 기자회견

금, 2022년 7월 15일 -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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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저임금과 노동기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이 시급히 나서야 합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 한 분이 가로·세로·높이 1미터 0.3평 철제 감옥에 스스로 몸을 가둔지 오늘로 24일째입니다. 계속되는 장마와 무더위 속에서 한 달이 넘게 옥쇄를 감내하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건강은 이제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호소는 단순합니다. 임금 정상화,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조선산업은 한국 경제의 주력산업이며 세계를 선도하는 산업입니다. 그러나 세계 1위를 달리는 조선업의 노사관계가 아직도 대화와 협상이 아니라 노동자의 희생에 기초한 낡은 대립과 무책임한 관행 앞에 멈춰 서 있다는 사실을 저희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하청노동자들은 한국 조선산업을 이끌어 온 주체이지만, 그동안 그 땀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하청노동자들은 2016년 조선업 위기가 닥쳤을 때, 구조조정과 해고처분으로 가장 먼저 일터를 떠나야 했고, 뒤이은 임금삭감과 무급휴업에 떠밀려 큰 희생을 감내해왔습니다. 산재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조선산업 현장에서 저임금과 불안정노동에 시달리며 묵묵히 버텨온 것입니다. 이 눈물겨운 희생과 고통을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우리가 이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저임금과 기본권 후퇴로 인한 조선업계의 인력 유출 문제는 대한민국 조선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그 뿌리부터 갉아 먹고 있습니다. 
 
2015년 13만 명이 넘던 조선업 하청노동자 수가 2020년에는 5만 4천 명 수준으로, 떠나간 하청노동자가 7만 5천 명이나 됩니다. 조선업계는 올해 말까지 9,500명의 노동자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5~6년간 불황 속에서 생계를 찾아 조선소를 떠나간 인력들이 호황을 맞아서도 돌아오지 않고 있음은 물론이고, 그간 조선소를 지켜온 노동자들마저도 계속 떠나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거의 유입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조선업계의 실질임금이 계속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거제에서 농성 중인 하청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무너지면 전국의 조선소 비정규직들은 희망이 없다.” 그렇습니다. 이대로 하청노동자들의 피를 빨아 유지되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결국 아래로부터 무너져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당사자인 현장의 하청노동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노동문제이자, 중요한 경제문제이며, 대우조선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가릴 것 없이, 대한민국 조선산업 전체의 문제입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무조건 버티고 앉아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문제지만, 이 구조적인 문제가 노노갈등, 을들의 반목이라는 최악의 형태로 표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책임하게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정부와 산업은행의 문제가 더 큽니다. 
 
 
특히 산업은행은 일반 시중은행이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계 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책기관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에서 저임금과 인권 파괴적 상황을 방치하는 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노동자들이 극한투쟁에 나서기 전에 산업은행이 상생 경영에 앞장섰어야 합니다. 
 
힘없는 하청 회사에 책임을 떠넘기지 맙시다. 권한 있고, 책임 있는 주체들이 나서야 합니다. 도급단가를 통해 사실상 하청노동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원청기업인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책임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서 파국을 막아야 합니다.  
 
정부의 역할도 촉구합니다. 현장의 파국을 방치하는 것이 노사 자율이 아닙니다. 정부가 책임 있고, 균형 잡힌 자세로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산업 현장의 평화도 지킬 수 있고, 노사 자율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공권력을 투입해 물리력으로 사태를 무마하려고 시도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혼란과 반목만이 남을 것이며, 그보다 어리석은 선택지는 없을 것입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업과 노동자를 모두 보호할 수 있는 길을 찾자고, 절박함을 담아 제안하는 바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선 우리 의원들이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여야 구분 없이 뜻있는 의원들이 함께 나서서, 문제 해결을 위해 긴급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그곳이 어디든 대화와 타협의 물꼬를 트고, 문제 해결의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산업은행의 결단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저희 의원들은 무엇보다도, 무더위 속에서 목숨을 걸고 자신을 가두고, 곡기를 끊은 절박한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습니다. 
 
정부, 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 측의 신속한 응답을 촉구합니다. 
 
 
2022년 7월 15일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국회의원 일동 (63명) 
 
강민정, 강은미, 김경만, 김승원, 김영배, 김용민, 김정호, 김주영, 김한정, 남인순, 노웅래, 류호정, 민병덕, 민형배, 민홍철, 박광온, 박상혁, 박영순, 박주민, 박홍근, 배진교, 서동용, 서영교, 서영석, 송옥주, 송재호, 양경숙, 양기대, 양이원영, 용혜인, 우원식, 위성곤, 유정주, 윤관석, 윤미향, 윤영덕, 윤후덕, 이동주, 이수진(비), 이수진(지), 이용빈, 이용선, 이용우, 이원택, 이은주, 이정문, 장경태, 장철민, 장혜영, 전용기, 전해철, 정춘숙, 정필모, 조정훈, 진선미, 진성준, 최강욱, 최기상, 최혜영, 한준호, 허  영, 홍기원, 홍익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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