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바로잡기] 미 캘리포니아 정전 원인은 최악의 폭염과 전력망 관리 부실 때문

목, 2020년 8월 20일 -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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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순환정전의 원인은 70년만에 발생한 최악의 폭염(heat wave)에 따른 전력사용의 급증과 전력당국의 송배전망 관리운영 부실이 초래한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부 언론은 순환정전의 주요 원인을 태양광 발전으로 지목하며, 원자력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왜곡된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비즈 8월19일자 기사 <‘최악 폭염’에 정전된 미 캘리포니아...“원전 없애고 태양광 늘린 영향”>에는 몇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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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캘리포니아 현지 언론인 LA타임즈를 포함하여 거의 모든 미국 언론이 이번 순환정전의 원인을 최악의 폭염과 전력당국 및 송배전기업인 PG&E의 전력시스템 부실관리에서 찾고 있습니다.[1] [2] 반면, 조선비즈 기사는 파이낸셜타임즈 기사만 인용하며, 이번 문제의 원인이 태양광에 있고 원전이 필요하다는 왜곡된 시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 기사의 논조도 이번 사태 문제의 원인을 전력시스템 관리의 총체적 부실이지, 태양광으로만 본 것이 아닙니다.[3]

둘째, 거의 모든 미국 언론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기후변화와 함께 전력당국과 송배전운영사(PG&E)의 부실한 관리에서 찾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민은 작년에만 7-10번의 정전을 경험했습니다. 주된 원인은 산불과 노후화된 송배전망 인프라 때문입니다.[4] 기후변화로 인해 캘리포니아의 산불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8월18일 하루동안 155건의 산불 발생)[5] PG&E는 송배전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산불을 야기한 책임으로 작년 파산까지 신청했습니다. 전력당국은 70년만에 경험한 최악의 폭염과 함께 코로나사태로 인한 전력소비 급증사태를 예측하는 데 실패하고 전력수급을 제대로 못한 것입니다.

셋째, 캘리포니아를 포함하여 미국에서 노후원전이 폐쇄되고 신규원전 건설이 없는 주된 이유는 경제성 때문입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미국의 원전 가동 수명을 20년 이상 연장하는 경우 투자비가 크게 늘어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6]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만약에 일어날지도 모를 원전 사고에 대한 염려 때문입니다. 무디스는 기후변화로 인해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전 95기(97GW) 중 37GW의 원전은 홍수위험, 48GW의 원전은 열과 물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7] 후쿠시마 사태와 같이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로 원전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는 더욱 큰 재난과 경제적 손실만 초래할 것입니다. 

아울러, 아래 그림(캘리포니아 원료별 발전비율)에서 보듯이, 캘리포니아에서 원전의 발전 비중은 매우 낮습니다(2019년 기준 8%).[8] 오히려 가스발전이 최근 5년간 9기가 폐쇄되어 43%(2019년 기준)로 축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공급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박종운교수님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정전은 “초고온으로 낮에 기저부하와 태양광 발전량이 모두 최대인 상태에서 태양광이 피크수요를 담당하다가 일몰시에 전기에너지 저장량마저 부족해서 일부 가스발전소가 탈락하면서 일어난 것”입니다.[9] 유연성 자원인 가스발전 때문에 캘리포니아 최대 규모인 디아불로 캐년 원전(2.2GW)을 셧다운 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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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이 문제라고 지적한 태양광이나 풍력은 이번 정전사태에서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고마운 역할을 했습니다. 현지 8월18일 화요일 밤에도 대규모 정전가능성이 예상되었지만, 풍력발전량이 늘면서 정전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10] 캘리포니아에서 태양광이 최근 많이 늘어난 것은 태양광이 원전과 같은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저렴하고, 전력당국과 PG&E의 부실한 관리에 불안을 느낀 소비자가 태양광 설치를 늘렸기 때문입니다.

현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개빈 뉴섬(Gavin Newsom)도 정전과 태양광은 별개라고 하며,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급격한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11] 이는 70년만에 발생한 최악의 폭염과 같이,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되어야 함을 시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