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2022년 11월 04일 - 02:10
윤석열 정부의 ‘재생에너지 후퇴’는 ‘기업경쟁력 후퇴’
윤석열 정부는 어제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를 10%대로 낮추고, 발전사업자의 재생에너지 의무 발전량(RPS) 목표도 축소하겠다는 내용이다.
합리적인 재생에너지 정책으로 국내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국 원전을 확대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며,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후퇴시킬 뿐이다.
탄소중립 달성과 재생에너지 확대는 거부할 수 없는 국제적인 흐름이다. 유럽연합은 RePower EU 등의 계획으로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를 현재의 37%에서 69%까지 끌어올리면서(태양광 600기가와트 풍력 510기가와트 누적설치) 지붕형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했다. 독일은 태양광과 풍력을 현재보다 2~4배 확대하는 그린에너지법을 통과시켰고 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를 80%까지 끌어올렸다. 국토 면적의 2%를 풍력입지로 의무화하고 환경영향평가를 완화할 정도로 과감한 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 역시 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를 23%에서 37%로 높였다.
유럽연합과 미국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거나 탄소가격을 매기지 않은 수입 품목에 온실가스 감축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한 RE100 제품만 납품받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모색할 때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수출 중심의 우리 기업과 외자 유치를 바라는 지자체로서는 재생에너지 사용이 필수요건이 되었다. 녹색경쟁력이 바로 산업경쟁력인 시대가 된 것이다.
RE100에 참여하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부품 중소기업까지 이구동성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재생에너지 국가 목표는 축소하면서, 기업들 보고는 알아서 각자도생하라고 한다. 정부의 책무를 방기하고 기업경쟁력을 도외시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과연 국가지도자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그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그린부양책의 핵심이다. 최저 법인세율을 높여 마련한 자금으로 재생에너지 등에 총 183조 원(1,280억$)을 10년간 투자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생산과 투자에 세액공제를 해주고 부품별로 보조금을 주는 등 전방위적인 지원책으로 재생에너지 산업 일자리를 백만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렇듯 세계 각국이 기후위기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있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나홀로 역주행이다. 재생에너지를 늘리지 못하면 기업경쟁력이 떨어지고 결국 경제위기를 초래한다. 김진태발 헛발질로 자금시장의 위기를 초래한 것처럼, 윤석열 대통령도 재생에너지 축소라는 헛발질로 경제위기를 가중시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윤석열 정부는 원전을 늘리려고 재생에너지를 더이상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꼬투리를 잡아 재생에너지산업 전체를 고사시키고 경제위기를 부추기는 일련의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게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 이미 우리에겐 세계 수위의 태양광 기업, 연간 3천억 원의 수출실적을 자랑하는 해상풍력 하부체 기업, 세계 1위 풍력 타워기업과 관련부품 기업들이 많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연간 400조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시장은 앞으로 수천조원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루오션인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녹색무역장벽을 극복하고, 세계 그린에너지산업을 선도하며, 국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과감하고 대대적인 한국형 그린부양책을 추진해야 한다.
대한민국에는 재생에너지 축소정책이 아니라 유럽연합의 RePower EU, 미국 바이든 정부의 IRA와 맞먹는 한국형 그린부양책이 절실하다. 에너지고속도로를 깔고 재생에너지 관련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세액 공제와 보조금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펼칠 때이다.
대한민국 산업전환 골든타임을 흘려보내는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고사시킨 지도자로 기록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의 재생에너지 축소정책을 저지하고 한국형 그린부양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