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2022년 11월 15일 - 03:51
<10.29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하는 의원모임> 발대식 기자회견문
진정한 추모를 시작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추모는 무효입니다.
10.29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하는 국회의원 21인이 주권자 시민, 그리고 유가족과 함께 진정한 추모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10.29 참사는 명백한 관재(官災)입니다. 이 비극 뒤엔 ‘윤석열 무정부’라는 더 큰 참극이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3무(無) 정부입니다. 너무도 ‘무능’하고 ‘무책임’해서 무정부입니다. ‘무뢰한’들로 가득해서 또 무정부입니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싶지 않겠냐”는 이상민 행안부장관, 그런 “행안부장관 하나 방어하지 못하냐”며 역정 내는 대통령, 외신 앞에서 히죽거리는 한덕수 총리, “웃기고 있다”는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잘 대처했다”는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모두 그렇습니다.
국가는 없었습니다. 참사의 순간부터 추모까지 국가는 없었습니다.
막을 수 있던 참사이기에 송구하고 분노합니다. 더욱이 참사 이후 윤석열 정부는 사건축소와 책임회피에만 몰두합니다. 그중에서도 ‘분노의 분산’과 ‘애도의 억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달라도 너무 달랐고, 틀려도 너무 틀렸습니다.
서둘러 애도기간을 설정하고는, 위패와 영정도 없는 추모를 종용합니다. 여타 국가적 대형 참사들과 달리 희생자 명단을 꼭꼭 숨겼습니다. 그 일사불란한 대응 아래 희생자는 사망자가, 참사는 사고가 됐습니다. 리본에 ‘근조’라는 두 글자조차 숨기도록 했습니다.
정부 당국이 은폐와 왜곡을 일삼는 동안, 참사 희생자들은 그저 숫자에 불과했습니다. 존엄한 한 분 한 분은 지금껏 다만 추상적 존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강요된 가짜 추모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윤석열 무정부’의 추모는 무효입니다.
참사로부터 열엿새가 흐른 어제, 희생자 가운데 155분의 이름이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어제저녁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추모미사에서야 비로소 그 넋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호명됐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희생자를 제대로 추모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무정부’의 가짜 추모를 밀어내고, 진정한 추모를 시작할 때입니다.
진정한 추모를 위한 세 가지 행동을 선언합니다.
첫째, 10.29 참사 희생자 한 분 한 분의 넋을 기리겠습니다.
숫자가 아닌 사람으로, 익명이 아닌 실명으로 모두를 기억하겠습니다. 희생자의 삶을 잊지 않겠습니다.
우선 ‘10.29 참사 희생자 온라인 기억관’ 개설을 준비하겠습니다. 시민과 유가족 누구나 드나들며 희생자분들을 진심으로 추모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희생자 정보는 각 유가족의 뜻에 따라 공개할 것입니다. 아울러 참사의 진실도 낱낱이 기록하고 저장하겠습니다.
국회 본청 앞에 천막도 설치합니다. 유가족과 지인들을 만나겠습니다. 말씀을 듣고 뜻을 받들겠습니다.
둘째, 대통령의 사죄를 촉구하고, 국정조사·청문회·특검에 신속 착수하며, ‘10.29 참사 7적’의 즉각 청산을 추진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도대체 왜 행정 권력을 잡겠다고 했습니까. ‘윤석열 무정부’ 때문에 가엾은 청춘의 꽃이 사그라들었습니다. 억울한 죽음으로 내몰았으니, 무릎 꿇고 진정으로 사죄해야 합니다. 형식적으로만 분향소에 개근할 일이 아닙니다. 진정한 사죄이자 추모는 진실규명과 책임자처벌입니다.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즉각 국정조사·청문회·특검을 수용하고, 철저한 진실규명에 착수해야 합니다. 더불어 ‘10.29 참사 7적’은 즉시 청산해야 합니다. 한덕수, 이상민, 윤희근, 김광호, 김대기, 김은혜, 강승규부터 파면할 것을 촉구합니다.
8년 전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떠나보낸 유가족 장훈 님은 이렇게 절규합니다.
“유가족에게 애도는 내 가족이 왜 죽었는지 분명히 알고, 가해자들 모두 제대로 처벌받고, 그 후로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책임지지 않으면 퇴진입니다.
권한은 책임에 비례합니다. 책임 없는 권한은 성립할 수도, 존속할 수도 없습니다.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능하고 무책임하니 물러나는 것이 옳습니다. 진실규명, 책임자처벌, 그리고 진정한 사죄를 계속 거부한다면, 당장 윤석열 대통령 퇴진운동에 앞장설 것입니다.
이탈리아 혁명가 주세페 마치니가 말합니다. “훌륭한 지도자는 부하의 잘못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고, 어리석은 지도자는 자신의 잘못까지도 부하의 책임으로 돌린다.”
윤석열 대통령, 그 참모와 내각은 일찍이 ‘꼬리 자르기’에 시동을 걸며 자신들의 어리석음만 증명해왔습니다. 경찰과 소방의 구슬땀은 무시됐습니다. 노력과 명예를 지켜달라는 요구가 높습니다.
주권자의 대통령 퇴진 시계가 빠르게 돌아갑니다. 시민은 초침을 바라보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시침을 바라봅니다. 늦지 않게 바로잡아야 합니다. 하루속히 행동으로써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 여러분을 마음 깊이 위로합니다. 국가가 억울한 이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도록, 끝까지 여러분 곁에 함께 하겠습니다. 중상자분들의 회복을 기원하며, 희생자 백쉰여덟 분의 명복을 빕니다.
2022년 11월 15일
10.29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하는 의원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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