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 2022년 12월 31일 - 06:06
저희 어머니께서 기획부동산 등에 사기를 당해 매입하셨던 토지 12개 중 7개를 1천3백만원에 매각하고, 실무비용을 제외한 매각대금 1천만원을 디딤씨앗통장에 기부하셨습니다. 일전에 약속드린 바입니다.
매각하지 못한 토지 5개는 경기도 평택 토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없는 부동산이라고 법무법인의 답을 받았습니다. 매각하려는 토지가 농지인데 규모가 너무 작은 지분이고 다수의 공유자 소유라서 영농을 하는 것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농지로 판단되어 농지자격취득증명발급불가 통보를 받아, 부동산매매계약에 의한 거래를 한다 할지라도 소유권이전등기가 불가한 토지라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사기에 의한 쪼개기 지분 구매를 했기 때문에 매매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1천3백만원에 판매한 7개 토지는 규모가 있는 토지라 하더라도 사기당한 토지라서 총 실구매가액 1억여 원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으로 개별 토지들을 각각 1백만원~3백만원 정도로 매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 절반가격에 부동산에 내어놓았으나 매매문의조차 없었고 1/10 가격으로 겨우 처분하였습니다.
1천만원의 매각대금을 기부한 곳은 디딤씨앗통장입니다.
아동복지법 제 10조의 2에 근거해 설립된 아동권리보장원이 자립준비청년들의 자산형성을 위해 운영하는 적금통장입니다.
후원자가 매월 정기적으로 정액을 기부하면 그 금액의 2배를 정부에서 매칭하여 보호대상 아동의 통장에 같이 적금하여 이들이 자립할 때 목돈으로 지급합니다.
어머니가 1천만원을 후원했으니 정부에서 2천만원을 매칭해 총 3천만원의 금액이 필요한 보호대상 아동의 적금통장에 나누어 기부한다고 합니다.
디딤씨앗통장은 보호대상 아동의 보호기간이 끝났을 때 수혜자 본인에 의해서만 해지가 가능하고, 목돈을 마련할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저도 4명의 보호아동의 적금통장에 매달 후원하고 있습니다.
LH 사태가 벌어져서 어머니 토지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기 전까지 저는 너무나 무심한 자식이었습니다.
제가 저의 시민사회운동에만 신경쓰느라 홀로되신 어머니의 삶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책임이 큽니다. 땅값이 오를 거라는 기획부동산의 말에 속아 어머니는 상속받은 금액과 가지고 계시던 현금자산 그리고 자식들로부터 매달 받는 지원금 등을 모두 털어 토지 구매에 다 넣으셨습니다.
뒤늦게 상황을 보니, 토지 구매를 위해 카드 빚까지 진 상황이라서 남아 있는 빚을 여전히 조금씩 갚고 계셨습니다.
사회적 가치를 위해 활동하는 제게 경제적 부담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부동산 투자라고 하셨습니다. 농지법 위반 사실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서, 기획부동산에 사기당한 것도 모르고 계셨습니다.
부동산 투기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 자산을 갖고 태어나지 못하는 청년세대들의 희망을 뺏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어른들의 잘못된 투자방식입니다.
이번에 어머니께서 매각대금을 보호대상 아동의 디딤씨앗통장에 기부한 것은 그에 대한 죄송한 마음의 표시라고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머니는 매매불가 토지도 언제든 매매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처분하여 기부하실 생각이라고 하십니다.
참고로 디딤씨앗통장 후원 링크를 올립니다.
https://www.ncrc.or.kr/ncrc/cm/cntnts/cntntsView.do?mi=1035&cntntsId=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