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2022년 9월 25일 - 08:31
윤석열 정부, 언론 탄압 중단하고 올 겨울 에너지위기
대책 마련에 힘써야
- 산업부, ‘한전 적자 최대 원인 연료비 폭등이고, 탈원전 탓이 아니다’라는 기사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
- 유가 상승이 한전의 영업손실로 이어진 사실은 산업부 보도자료에도 있어
- 文 정부 때는 ‘한전 적자 탈원전과 전혀 무관하다’더니 정권바뀌고 자기부정
- 산업부, 윤석열 정부들어 벌써 5건 조정신청에 민사소송 운운하며 언론 압박
언론중재위원회가 양이원영 의원실에 제출(`22.9.22)한 ‘정부별 정부기관 조정신청’에 따르면, 산업부는 경향신문사의 기사 5건에 대해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했다. ‘한전 적자의 원인은 탈원전이 아니고, 연료비 폭등 때문’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사실이 아니니 1면에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는 것이다. 산업부는 ‘원전 비중을 줄이고, LNG 발전 비중을 늘린 것이 한전 적자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전 흑자가 4조 900억 원(2020년)일 때나 적자가 5조 8600억 원(2021년)일 때나 원전 발전 비중은 29%와 27.4%로 큰 차이가 없었고 LNG 발전 비중 역시 26.4%와 29.2% 정도로 3%이내의 차이만 있었다.
국제 유가 변동에 따른 가스발전비용과 그에 따른 도매 전기요금(SMP)이 한전 영업이익에 큰 역할을 했다. 소매 전기요금은 2015년 이후로 소폭 줄었으나, 도매 전기요금은 유가의 영향을 받아 오르면서 원가회수율이 100% 이하로 떨어져 적자폭이 커졌다. 흑자를 기록했던 2020년,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42.3달러로 낮았고 도매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당 68.87원이었다. 적자를 기록한 2021년 국제유가는 배럴당 69.4달러로 높아서 도매 전기요금은 94.34원이었다. 도매 전기요금은 오르는데 당시 소매 전기요금이 오히려 떨어져서 원가회수율이 101.3%에서 85.9%로 낮아지다 보니 적자폭이 컸다.
원전 비중이 낮아져서 한전 적자가 늘었다는 산업부의 주장은 현재 상황을 설명하기에도 적합하지 않다. 올 상반기, 원전 비중은 30%가량으로 높아졌으나, 한전 적자는 14조 3천억을 예상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2달러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도매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치는 연료비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보도내용은 한전 적자의 원인으로 연료비 급등에 맞춰 전기요금을 적시에 올리지 못한 것을 꼽았다. 사실에 기반한 보도내용이다. 사실 산업부는 스스로도 한전의 적자가 연료비 상승에 기인한다고 보도자료을 통해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 “한전 적자, 4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은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한 것으로 탈원전과 무관함(`21.9.23)”
- “최근 한전 영업실적이 하락한 이유는 고유가에 따른 연료비 상승에 주로 기인하며,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전혀 무관함(`19.10.23)”
유가가 올라서 한전 적자가 발생했던 2019년과 2021년에 산업부는 보도자료를 내어 위와 같이 설명한 것이다.
게다가 산업부는 文정부 시절, 원전 비중이 다소 감소한 것에 대해 “정부의 의도에 의한 것이 아니다”, “법에 근거한 예방정비일 수 및 정비용량을 지키기 위해 원전을 정비하다보니 원전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다. 이를 탈원전, 한전 적자와 연결하지 말라”고 주장해왔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 자기부정까지 하며 사실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을 뿐만 아니라 사실을 보도한 언론을 압박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산업부는 윤석열 정부들어 5달 만에 벌써 5건에 대해 조정신청을 했다. 이는 文정부 시절 5년 동안 16건만의 조정신청을 한 것과 대비된다. 심지어 산업부 관계자가 해당 언론사를 찾아가 민사소송 운운하며 압박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 6월 15일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 때문에 전기요금 상승한다는 거짓선동을 멈추고 고유가 대책을 마련하라!”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양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한전의 대규모 영업손실 적자는, 최근 연료비 급상승으로 인해 도매전기요금이 인상되었으나 소매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8월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전체 회의에서 양이 의원이 한국전력공사 정승일 사장에게 ”지금 고유가 시기 때문에 한전이 적자가 발생하는 거지요?“라고 질문했고, 정승일 사장은 “연료비 요인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 역시 “한전 적자나 가스공사의 가스 수급 문제는 지금 국제 에너지 가격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전 적자 여부는 시작도 하지 않은 탈원전 때문이 아니라 국제 에너지가격 변동에도 불구하고 연료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에 기인한다.
고유가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고, 올겨울 가스의 공급과 가격 이중고에 세계 에너지 시장이 위기에 빠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산업부는 정쟁에 끼어들어 언론 탄압하는 데 몰두할 게 아니라 올 겨울 에너지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붙임1. 산업부의 자기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