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23년 8월 21일 - 09:00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이번 정상회의가 포괄적 지역의 다자 안보로 확대됐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먹을 것 하나 챙기지 못한 “소문만 시끌벅적했던 잔치”에 불과해 보입니다.
한미일 공조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의 국익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과 일본의 국익은 각기 다릅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발생한 안보적 위기나 경제적 갈등은 대한민국에는 큰 실익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한미일의 이익이 대한민국의 이익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습니다.
한미일 삼국에 대한 안보 위협과 경제 갈등에서 공동 대응하겠다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일본과 미국을 보십시오.
지금도 일본은 북한과의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고 미국도 중국에 정부 고위 인사를 잇달아 파견하며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위기와 갈등을 고조시키는 것으로 위기관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누구를 위함입니까?
대한민국의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한중일의 관계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외교 원칙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그러합니다.
대한민국은 전략적 모호성을 바탕으로 국익을 위한 여러 선택지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그만한 국력도 되는 국가입니다.
그런데 그런 선택지를 다 포기하고 한 쪽에 치우친 국제적인 줄서기에 편승한다면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한미일은 반도체 공급망 물자가 부족할 때 삼국이 신속히 정보를 공유하고 조기경보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배터리 분야와 바이오 분야에 협력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 입장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지는 알 수조차 없습니다.
미국 IRA로 인해 국내 대기업들은 미국에 공장을 지을 수밖에 없어 국내 일자리는 유출되고,
반도체법 때문에 한국 기업은 앞으로 10년 동안은 중국에 설비 투자도 못하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런 것에 대한 조정은 하기는 했습니까?
한국을 위한 문항이 존재하기는 하는 겁니까?
신자유주의는 저물고 모두가 자국 중심주의로 각자의 국익만 챙기는데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일본과의 군사협력이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은 작년 적의 기지를 공격할 수 있도록 평화헌법을 무력화 시켰습니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를 하는 그 시간에 일본의 외무성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올렸고, 여전히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있고, 미국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시다는 한미일 정상회담 직후 제일 먼저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했습니다.
한국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후려치는 일본의 행태에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의 성과 어느 부분에 우리 대한민국의 국익이 있는지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우리의 실익은 눈을 씻고 찾아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미-일의 돌격대장 역할을 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익을 좀 더 세심히 챙길 줄 아는 똑똑하고 믿음직한 대통령이 되길 국민을 대신하여 충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