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2023년 11월 09일 - 02:46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 기자회견문
일회용품 사용 감축 책임을 포기한 윤석열 정부를 강력 규탄한다!
지난 7일 환경부는 식당과 카페 등에서의 일회용 종이컵 사용금지를 철회하는 내용을 담은 ‘일회용품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대표적 일회용품인 종이컵은 규제품목에서 아예 제외되었고, 플라스틱 빨대는 사용금지 계도기간의 무기한 연장, 비닐봉투 판매금지도 무기한 유예되었다.
일회용품 사용규제 계도 기간 만료를 보름 앞두고 발표된 환경부의 ‘일회용품 관리방안’은 사실상 일회용품 사용 규제의 ‘백지화 선언’이며, 윤석열 정부의 탄소중립・자원순환 정책 퇴행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오늘날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만의 문제를 떠나 전 세계 공통의 문제이자, 인류의 존망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인류의 건강과 안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환경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특히, 환경파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던 일회용품은 한 번 쓰고 버려져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유발하고, 폐기물 처리 비용을 양산시키는 주범이다.
또한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불법 폐기물로 인해 환경파괴와 환경오염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실제 한국인이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세계 3위 수준이며,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7년 317억개(58.6만톤)에서 2020년 385억개(71.1만톤)으로 증가하는 등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일회용 컵을 다회용 컵으로 바꾸면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25만톤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그린피스는 분석하고 있다. 이는 다 자란 나무 1,130만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고, 내연기관차 9,200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에 해당하는 양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사용된 자원은 재사용·재활용하는 자원순환정책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97.7%가 “일회용품 사용량 절감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일회용품 규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응답자도 전체 8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었다.
일회용품 사용 감량 지속 확대는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 참석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환경 분야 국제규범 형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고, 후속조치로 내년 하반기 열리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도 부산에 유치했다. 이번 5차 회의는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 성안을 위한 마지막 회의이다.
환경부 역시 지난해 11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적용범위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올해 9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정책 권역별 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갑작스레 일회용품 사용금지 규제를 철회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일회용품 사용 감소를 위한 노력들을 윤석열 정부는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이 시대적 과제인 현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 포기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일로서,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 감축을 위한 주체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포기한 것이다.
지난 2021년 12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일회용 종이컵 등의 사용을 금지하도록 규정했고, 현장의 혼란 최소화 및 제도 안착을 위해 1년간의 계도기간을 두었다. 하지만, 환경부는 그동안 손을 놓고 있다가 “충분한 준비와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국민의 자발적 참여라는 미명하에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겼다.
환경부는 일회용품 규제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비용과 인력 부담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지난 2019년 11월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기로 방침을 정한 이후, 법률 시행규칙 개정과 계도 기간 때에도 지적됐던 내용이다. 제도 안착을 위해 이미 제기된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한 채 일회용품 규제를 포기했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드러낸 것과 다름없다.
더욱이, 법령을 통해 계도 기간까지 두며 예고한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시행 직전에 철회함에 따라 윤석열 정부는 환경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허물었다. 계도 기간 동안 정부의 방침에 따라 각종 시설과 인력을 충원한 업체들만 피해를 입게 됐고, 친환경제품 제조업계와 다회용기 사업자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제 어느 국민이 정부의 환경정책을 믿고 따를지 의문이다.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할 일회용품 정책은 김포시 서울 편입과 주식 공매도 전면 금지 등과 같이 총선을 앞둔 선심성 정책으로 전락하거나, 정권의 입맛에 따라 흔들려서는 결코 안된다.
일회용품 사용 감축 책임을 포기한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지금이라도 일회용품 사용규제를 제대로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