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국민의힘 변치 않는 구시대적 원전 예찬론, 세계 에너지시장 외면하고 사양산업에 한국경제 맡길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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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1년 6월 25일 -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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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국민의힘 변치 않는 구시대적 원전 예찬론,
세계 에너지시장 외면하고 사양산업에 한국경제 맡길 수 없어

 

 6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제388회 국회 임시회 대정부질문이 진행되었다. 이번 임시회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은 앵무새처럼 원전 예찬을 이어갔다. 역시나 제대로 된 사실확인조차 없이 앵무새 원전 예찬론이 이어져 안타까움에 더해 지겹기까지 하다. 아무리 원전이 정쟁 이슈라고 하더라도 기초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일방적인 주장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입법기관으로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어 아래와 같이 바로잡기를 한다.

 정치 행보를 보이는 감사원장을 통해 역설적으로 확인되는 편협한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주장, 유가 등락에 따른 한전 적자-흑자 추이를 탈원전 정책 탓하는 견강부회는 이미 수 차례 바로잡기를 했으니 반복하지 않겠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을 둘러봤다며 지금도 얼마든지 안전하게 사용후핵연료의 처분이 가능하다는 의원, 탄소중립을 위해 SMR 등 차세대 원전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한 의원,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의 타당성이 한미공동연구 결과로 입증되었다는 의원까지, 3인의 의원이 제기한 주장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한다.

 

 

1. 아직 전 세계 어디에도 영구 고준위핵폐기장이 없는데 이들 시설을 둘러봤다며 안전한 처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착각에 빠뜨리는 것이다.

 핀란드의 고준위핵폐기물 영구처리시설인 온칼로(ONKALO)는 현재 건설 중으로 2023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웨덴은 고준위핵폐기장 부지로 포스마크를 선정했지만 안전성 논란 등으로 정부의 최종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준위핵폐기물은 10만년 이상의 기간을 방사성물질의 유출 없이 보관되어야 한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처분장은 이러한 부분까지도 감안해 거대한 지하암반 지형에 입지를 선정했으며, 이를 위한 지질조사에만 수십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나라는 10만년의 기간에도 변치 않을 적합한 암반지형의 유무도 확인된 바 없으며, 이를 위한 기초자료인 지질도 작성도 아직 진행 중이다.

 아직 고준위 핵폐기장 운영도 시작하지 않은 나라들을 근거로 고준위 핵폐기물 안전한 처리가 가능하다는 이채익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2.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파이로프로세싱의 타당성이 입증되었다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다.

 김영식 의원이 언급한 한미공동연구(JFCS)의 결과보고서는 6월 중 발표 예정이다.

 발표 이후에도 국회와 협의를 통해 적정성 검토위원회를 구성하고 타당성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는 사안이다. 발표도 되지 않은 결과보고서를 바탕으로 타당성이 입증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전에 답을 정해놓고 연구를 진행했다는 것인가.

 파이로프로세싱을 통한 재처리가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재처리된 핵연료를 사용하는 고속로(SFR)의 상용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96년 미국 국립아카데미, 2009년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 등 6개 국립연구소, 2013년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의 파이로프로세싱-고속로와 관련한 다수 연구에서 이러한 기술이 사용후핵연료로 인한 위험 감소에 효과가 없고 핵확산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미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

 더욱이 파이로프로세싱과 고속로 개발을 위해 투여된 연구개발비용은 지난 60년간 전 세계에서 약 100조원 이상에 달하지만, 상업용 고속로 개발에는 실패한 것이 현주소이다.

 

3. 국무총리에게 신한울 1, 2호기의 가동을 요구하는 것은 독립적인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권한을 침해하고 국민안전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신한울 1호기는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운영허가 심의 중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 추천 원자핵공학자 출신 원자력안전위원마저 신한울 1호기의 안전성과 안보 위험을 지적했다.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는 원전을 가동해야 한다고 재촉하는 것은 국민안전보다 원자력계의 이익을 우선하는 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하물며, 독립적인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국무총리를 압박하는 것은 위법을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원자력안전 규제기관이 독립되지 않아서 국제기구로부터 지속적인 지적을 받아온 일본과 한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안전 규제기관을 독립시켰다. 원자력안전 규제 기구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은 국제적인 기준은 물론 국민안전과 원전안전을 무시하는 것이다.

 

4. 재생에너지로는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며 SMR 등 차세대 원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세계 에너지시장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얘기다.

 2019년 대비 2020OECD 국가들의 전체 재생에너지의 발전비중은 28.6%에서 31.6%로 증가했다. 반면 원전발전 비중은 17.8%에서 17.6%로 감소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에 신규설치된 발전설비의 83%가 재생에너지 설비이다. 이미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은 세계적으로 원전을 넘어서고 있으며 비중 또한 날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원전의 발전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세계시장의 투자액 또한 2020년 기준 원전은 38조원에 불과한 것에 비해 재생에너지는 309조원으로 무려 8배의 차이로 벌어졌다.

 탄소중립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가능하며 각국은 국익과 경제에 도움이 되는 재생에너지 산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가 마치 원전에 목을 매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며, 구시대 사양산업인 원전에 미련을 두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와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면적대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이 밀집된 국가이다. 높은 인구밀도와 밀집된 원전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성은 매우 높다. 안전한 처분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사용후핵연료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위험한 원전을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대체하는 에너지전환은 2050 탄소중립이라는 범지구적 과제의 달성을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의 필수적인 선택이다.

 탄소중립을 향한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도태되지 않고 새로운 경제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

 

2021. 6. 25. 국회의원 양이원영